고성군 남쪽 동해안에 자리 잡은 청간정(淸澗亭)은 예로부터 관동팔경의 하나로 손꼽혀왔다. 북녘땅에 있는 고성 삼일포와 통천 총석정을 제외한다면 남한땅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관동팔경이다. 속초에서부터 7번 국도를 타고 오르면, 청초호와 영랑호를 지나 북으로 계속 이어지는 동해안의 시원함에 취하다 한눈을 팔 때쯤 나타난다.
12개의 돌기둥이 정면 3칸 측면 2칸의 누정을 받치고 있는 모습인데, 누정에 올라서면 탁 트인 동해의 맑고 푸른 물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합수머리를 목격하게 된다. 눈을 들어 멀리 서남쪽을 보면 설악산의 울산바위가 보이고, 해안선 쪽으로는 거침없는 동적인 맛이 흐르는 반면, 대나무와 소나무 숲 속에 자리 잡은 누정은 정적인 분위기를 풍겨 서로 대비를 이룬다. 정자 바로 옆의 벚나무에 꽃까지 피어날 때면 누정은 한결 화사해진다.
청간정의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조선 중종 15년(1520)에 고쳐 지었다는 역사 기록으로 보아 적어도 그 이전에 지은, 꽤 오래 된 누정임을 알 수 있다. 그때의 정자는 1844년에 불타버렸고, 그 이후 1928년에 다시 지은 것을 1981년에 해체·복원하였다.
자그마한 누정 안쪽에는 조선 시대 명필인 양사언과 문장가 정철의 글씨, 숙종의 어제시를 비롯한 전직 대통령들의 글씨가 남아 있다. 현재 걸려 있는 청간정 현판은 1953년 이승만 전대통령이 쓴 것이다. 채 1년이 못되는 재임 기간 동안 최규하 전대통령도 어느 틈엔가 청간정을 방문, 친필을 남겼다.
청간정은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2호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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