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은 필요하다. _근데 조국일 필요는 없잖아'라는 논리에 대한_반론

검찰개혁은 인정하지만 조국 장관이 퇴진하고 다른 장관을 앞세워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이 글은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의 민귀식 교수의 글로, 현재 조국 장관을 둘러싼 조국 정국이 갖는 의미와 검찰개혁을 조국을 통해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민귀식 교수는 "<검찰 개혁은 필요하다. 근데 조국일 필요는 없잖아!>라는 논리에 대한 반론"이란 제목의 게시글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민 교수는 인치를 강조한 동양과 달리 권력을 근본적으로 부정적으로 본 서양에서 제도를 통해 권력을 제어하기 위해 삼권분립이 도입되었다며, 특히 한국사회에서 검찰의 강대함을 강조한다.

민 교수는 핵심 주장은 다음 문단에 담겨 있다.

"개혁은 명분 못지않게 주체세력이 있어야 하고, 그 당위성을 담보할 상징이 필요하다. 그것이 지금은 조국이라는 인물로 집중되어 버렸다. 이는 지난 두 달간의 조국정국이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윤석열의 저항이 그랬고, 야당의 도를 넘는 행태가 조국을 개혁의 아이콘으로 띄워버렸다. 결국 싸움이 핵심이 조국의 낙마여부로 귀결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흘러온 것이다"

민 교수는 "지금은 한 발만 물러서면 개혁은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백척간두에서 싸우는 극한의 시간이라고. 그리고 지금 개혁을 못하면 우리는 또 한 번의 실패한 대통령을 만들고, 검찰공화국에서 살게 될 거라고" 경고했다.

이하는 민귀식 교수가 올린 글 전문이다.

 

<검찰 개혁은 필요하다. 근데 조국일 필요는 없잖아!>라는 논리에 대한 반론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민귀식

 

1. <검찰 개혁은 필요하다. 그런데 조국일 필요는 없다!> 참 명쾌하고 단순한 논리다.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다. 검찰 개혁을 찬성하면서 조국은 이제 그만하라는 주장은 공감을 얻기 좋은 설정이다.
그런데 이 주장은 무조건 조국은 안 된다는 극우의 논리보다 결과적으로 더 무섭다. 여기에 정말 큰 함정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왕 검찰 개혁을 지지한다면, 이 주장의 끝이 결과적으로 어디로 가도록 만드는지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다.


2. 위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검찰 개혁을 지지하지만 조국 때문에 너무 시끄러우니 일단 다른 인물을 내세 개혁을 완수하자는 입장으로 보인다. 즉 온건한 개혁과 사회진보에 대한 심정적 지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다.


일단 이렇게 상정하고 이 논리의 함정을 논의해 보자는 거다. 왜 조국을 바꾸면 개혁이 실패하는지를 설명할 수 없어 곤혹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 내가 처음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고 글을 올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3.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글을 조금만 써보자. 동양의 전통인식은 “권력을 선의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수양을 중시한다. 왕에게 날마다 경연을 강요하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권력 분립은 추구하지 않았다.


성군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소위 ‘인치’의 긍정성에 대한 신뢰다.
그런데 서양은 권력을 스스로 멈출 수 없는 것으로 본다. 권력의 속성을 부정적으로 본다. 권력에는 브레이크가 없어 또 다른 권력으로 제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력분립이 그것이다. 그래서 계몽주의 이후 삼권분립은 종교적 지위를 부여받았다. 그들이 제도 구축을 중시하는 이유다. 제도는 곧 권력이기 때문이다.


4. 지금은 삼권분립이 그저 교과서 이론에만 있을 뿐, 권력은 행정부에 집중되었다. 사법권력은 구중궁궐보다 더 깊숙이 숨겨져 있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치자. 입법부는 싸움질이 언론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권력기관처럼 보일 뿐이다.
대부분의 국회의원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도 큰 힘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가 실종된 한국 국회는 이 마저도 검찰과 사법부에 자신의 정치권력을 헌납하고 있다. 고소와 고발전으로 여의도 권력을 서초동으로 스스로 갖다 바치고 있다. 정치 실종이 검찰권력을 더욱 키우고 있는 꼴이다.


5. 현대 사회의 복잡성은 행정부에게 권력 독점을 허용했다. 그 중에서도 배타적이면서도 가장 큰 권력은 검찰이 쥐고 있다. 검찰은 누구의 지시도 감찰도 받지 않는 공룡이다. 누구에게도 통제 받지 않는 공룡이 돼버렸다.
고시 한번만 통과하면 권력을 이렇게 휘두를 수 있는 것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지금 검찰주의자를 자처한 윤석열 검찰이 권력집중의 폐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임명권자인 대통령도 제어하지 못한다. 그것은 검찰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한 제도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칼을 휘두르면서도 ‘검찰독립성’이라는 명분을 활용한 ‘검찰제도’를 방패로 쓰면서 월권을 정당화 한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부당한 논리에 속아 넘어가고 있다. 역시 제도의 힘 때문이다.


6. 서양의 권력 투쟁사는 제도를 둘러싼 싸움이었다. 지금 우리도 그렇다. 고위공직자 수사처 신설도 제도의 문제이고, 검경 권한 재정립도 제도의 문제이다. 지금 당면한 검찰개혁도 ‘총장’ 교체로 되는 것이 아니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제도를 고치는데 집중되어 있다.
조직의 기득권 지키기로 사용하고 있지만, 윤석열의 힘도 결국 ‘임기제도’와 ‘검찰중립성’이라는 제도를 충분히 활용하는데서 나오고 있다. 문제는 그 힘을 제어할 다른 제도가 없다는 것이다.


7. 내가 말하고자 하는 본론은 여기부터다. 그럼 누가 검찰 개혁을 할 수 있을까? 조국? 아니다! 누구도 못할 수도 있다. 김대중도 노무현도 못했다. 문재인은 가능할까? 이렇게 저항이 강한데!! 개혁은 기득권을 빼앗아 재분배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득권이 클수록 저항도 강하다. 지금의 검찰이 그렇다. 그럼 이대로 주저앉아야 할까? 노무현의 실패를 문재인도 반복하게 될까?


8. 물론 단순하게 생각하면 조국이 아니어도 개혁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안 된다. 이것이 정치다. 정치는 막연한 감성이 이니라 권력투쟁이다. 개혁은 권력투쟁의 정점이다.
황교안이 삭발한 것만 봐도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를 알 수 있다. 법무부 장관 조국은 이미 자연인이 조국이 아니라 개혁의 상징부호가 되어버렸다.
조국을 파면하라고 야당이 저렇게 극악스럽게 나오는 이유이다. 그런데 정말 조국을 물러나게 하고, 더 개혁적인 인사로 장관을 바꾼다면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까? 참 순진한 생각이다. 개혁은 명분 못지않게 주체세력이 있어야 하고, 그 당위성을 담보할 상징이 필요하다.


그것이 지금은 조국이라는 인물로 집중되어 버렸다. 이는 지난 두 달간의 조국정국이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윤석열의 저항이 그랬고, 야당의 도를 넘는 행태가 조국을 개혁의 아이콘으로 띄워버렸다. 결국 싸움이 핵심이 조국의 낙마여부로 귀결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흘러온 것이다.


9. 어떤 개혁이나 그 동력은 주체세력의 대표성으로 수렴된다. 동일한 헌법체제였지만 김대중과 노무현 시대와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방향이 그렇게도 달랐던 것 역시 주체세력이 달랐기 때문이다. 또한 개혁은 타이밍이다.
집권 3년차에 큰 개혁이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검찰이 버티고 정부가 급한 이유이다.
지금 조국이 물러나면 이 정부는 식물정부가 된다. 개혁은 고사하고 남북문제부터 어떤 중요한 일도 추진할 힘을 잃게 된다. 권력이란 강해보이지만 한번 무너지면 썩은 기둥과 다를 바 없다. 권력의 무너짐은 도미노와 비슷하다.


가장 약한 고리를 쳐 하나만 무너뜨리면 연속적으로 쓰러지는 속성이 있다. 지금 야당과 태극기 부대가 조국을 물고 늘어지는 것도 바로 그가 약한 고리라고 상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조국을 지키는 것은 그가 좋아서가 아니다. 그를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순간 개혁은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냉정한 권력의 속성을 이해하고, 조금은 마음이 불편해도 정쟁 와중에서 더욱 강한 “개혁의 아이콘”이 되어 버린 조국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10. 처음부터 기획한 것은 아니겠지만, 현재 검찰과 자유한국당은 한 배를 탔다. 자한당이 원하는 그림은 검찰이 연말까지 조국 수사와 재판을 끌어주다 적당한 시점에서 윤석열이 사표내거나 해임되는 것이다.


정의의 사도 윤석열이 짤리면 총선은 윤석열 이슈로 전환된다. 그러면 야당은 그동안의 모든 잘못과 몽니도 이것으로 덮을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윤석열도 임기를 채우려고 않을 것이다.
최고의 칼잡이 검찰주의자인 그가 검찰 조직의 힘을 빼겼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 할 것이다. 지금의 검찰 폭주가 그의 생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장렬한 산화를 꿈꾸며.... 그래서 반대로 대통령은 윤석열을 내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그를 영웅으로 만들면 안되니까! 아이러니 하게도 현 정부에서 신뢰를 받은 윤석열이 금새 야당과 태극기부대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되었다. 권력관계의 변화무쌍함이 무협지보다 더한 형국이다.


11. 정리하면 이렇다. 이제 조국과 윤석열은 그들이 원하지 않았을지라도 개혁과 수구의 아이콘이다. 이미 자연인으로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조국이 아니어도 개혁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순수한 마음으로 묻는 사람에게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설명해야 한다.


지금은 그럴 수 없게 되어 버렸다고. 지금은 한 발만 물러서면 개혁은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백척간두에서 싸우는 극한의 시간이라고. 그리고 지금 개혁을 못하면 우리는 또 한 번의 실패한 대통령을 만들고, 검찰공화국에서 살게 될 거라고. 끝없는 정쟁이 지겨워 이제 “조국을 교체하고 검찰개혁을 추진하자”는 말은 결과적으로 개혁을 막는 원치 않는 상황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출처 http://www.topstar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7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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